내 글을 오래 남기기 위한 블로그 선택

설치형 블로그의 폐쇄

워드프레스가 한국에서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기 전에 워드프레스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워드프레스의 장점을 홍보하던 블로그가 있었다. DRCHOI BLOG 라는 곳이다. 그 블로그를 운영하던 DRCHOI님은 ‘블로그를 자유케 하라’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워드프레스로 자신의 컨텐츠를 자신이 온전히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역시 그 책을 읽고 설치형 워드프레스를 메인 블로그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블로그에 접속해보니 호스팅 만료 메시지가 떴다. 사실 그 전부터 블로그의 업데이트가 전혀 되지 않고 있었고, 확인해보니 워드프레스의 업데이트 역시 멈춰 있긴 했다. 그래도 블로그에 쓰여진 글들은 계속 읽을 수 있겠거니 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불가능해졌다.

호스팅 만료 메시지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후에 많은 블로그를 돌아다녔다. 구글 검색을 이용하거나 블로그 내에 있는 링크나 트랙백을 따라가거나 하는 방식으로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보니, 네이버 블로그보다는 티스토리 블로그와 설치형 블로그에 많이 들어가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블로그를 돌아다니다보면 꼭 접속되지 않는 블로그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중 대부분이 설치형 블로그다. 설치형 블로그는 웹호스팅 비용을 내지 않거나, 도메인이 만료가 되었는데 갱신하지 않거나 하는 것으로 블로그가 접속이 되지 않게 된다.

티스토리와 같은 가입형 블로그의 경우는 좀 다르다. 설치형 블로그는 운영자가 지속적으로 신경을 쓰고 비용을 지불해야만 유지되는 반면, 가입형 블로그는 그냥 가만히 있어도 블로그가 계속 유지되기 때문이다. 가입형 블로그가 폐쇄되는 것은 블로그 운영자가 직접 블로그를 폐쇄하거나 약관 위반으로 강제 폐쇄되는 경우 뿐이다.1

내 블로그가 오래 유지되려면?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기로 한 이유는, 오랜 시간 웹상에서 여러가지 활동을 해왔지만 시간이 지나니 남는 것이 거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 날 내가 썼던 글들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많은 커뮤니티들이 문을 닫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내 글들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선택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이 어떤 블로그를 써야 가장 오랜 시간동은 웹상에 글을 남겨놓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최종적으로 설치형 워드프레스를 선택한 것은 워드프레스가 현재 가장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블로그 플랫폼이고, 오픈소스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현재 워드프레스의 제작사인 Automattic사가 망한다고 해도 워드프레스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워드프레스는 쉽게 백업이 가능하고, 사용자가 많은만큼 다른 플랫폼으로 이전할 수 있는 도구들이 잘 제공되고 있기도 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내 글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2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간과한 것이 있다. 바로 내 의지다. 지금은 내가 블로그를 계속 운영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도메인을 유지하느라, 또 웹호스팅을 유지하느라 돈을 계속 지불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블로그에 대한 열정이 사그라들어도 내가 블로그를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 돈을 지불할 수 있을까?

사실 내 블로그는 영세하기 때문에 웹호스팅 비용이 그리 크게 들지 않으니, 그 정도 비용은 계속 지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블로그에 신경을 계속 쓰지 않다가 웹호스팅 갱신일을 잊어서 웹호스팅 계정이 정지된다거나, 혹은 워드프레스의 업데이트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해킹 때문에 블로그가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진다거나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난 지금까지 도메인을 구입해서 설치형 블로그에 연결시켜놓고 써야 제대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해야 자신만이 자신의 글을 소유할 수 있고, 또 내 글을 웹상에 오랜 시간동안 남겨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DRCHOI BLOG의 폐쇄를 보고 있자니, 내가 도메인을 사서 설치형 블로그에 연결시켜 쓰는 것이 내 글을 웹상에 가장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DRCHOI님이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운영하시기 전에 운영하던 티스토리 블로그는 아직 그래도 유지되고 있고, 물론 예전에 DRCHOI님이 티스토리 블로그에 썼던 글들은 지금도 읽어볼 수 있는 상태다.

설치형 블로그? 가입형 블로그?

웹상에 자신의 글들이 흩어져 있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블로그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어떻게 해야 내 글을 웹상에 온전히 잘 유지해놓을 수 있을까?

10년 20년 계속 블로그를 관리할 의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설치형 블로그가 최고다. 그만한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라면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설치형 블로그의 관리 따위는 큰 장애가 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는 설치형 블로그의 자유도와 편리성, 확장성은 대단한 장점이 될 것이다. 물론 지금 설치형 블로그를 시작한다면 가장 추천할만한 플랫폼은 워드프레스다.

하지만 이전에 블로그를 운영해봤던 경험이 없고, 그냥 한 번 블로그를 시작해볼까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입형 블로그를 권하고 싶다.

가입형 블로그도 다양하기 때문에 목적에 따라서 잘 생각하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 블로그

아마 가장 먼저 생각나는 블로그가 네이버 블로그일 것이다. 사실 네이버 블로그는 블로그로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SEO(검색엔진 최적화)3가 엉망이고 구글에 검색이 안되도록 설정되어 있다. 또한 RSS를 전체 공개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이미지 외부 링크가 불가능해서 내가 쓴 글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이트에 붙여넣기 하면 이미지가 다 엑박으로 나온다. 가장 큰 단점은 백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내가 쓴 글이지만, 다른 곳으로 내 글을 옮기긴 힘들다.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다른 블로그로 옮기려고 하면 글 하나하나, 이미지 하나하나를 손으로 직접 옮겨야 한다.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도 장점이 많다.

가장 큰 장점은 네이버에서 네이버 블로그에 검색 우선권을 준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한국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대단한 장점이다. 다만 주의할 것은 네이버 블로그의 방문자수에는 허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블로그 플랫폼에 비해서 방문자수가 뻥튀기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4

이웃, 서로이웃 기능은 네이버 블로그를 마치 싸이월드와 같은 느낌으로 사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싸이월드가 망하다시피한 지금, 싸이월드와 같은 느낌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다면 네이버 블로그가 최선이다.

물론 카페나 N드라이브와 같은 다른 네이버 서비스와의 연계도 잘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네이버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네이버 블로그가 가장 편리할 것이다.

블로그 디자인 변경이나 글을 작성할 때 쓰는 에디터도 초보자들에게 편리하게 되어 있다. 디자인 변경은 범위가 제한적이지만 그 범위 내에서 변경하는 것은 초보자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잘 구성되어 있고, 에디터는 편리하게 다단으로 글을 작성한다던가 이미지를 편집해서 올린다던가 하는 기능들이 들어 있어서 글 작성을 편하게 한다.

그래서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고, 굳이 다른 서비스로 옮길 생각이 없다면, 네이버 블로그를 가장 추천한다. 하지만 블로그에 익숙해지고 좀 더 많은 기능을 원하기 시작하면 네이버 블로그에 불만이 생기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땐 네이버 블로그에서 다른 블로그로 옮기는 일이 쉽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네이버 블로그에 머무르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네이버의 위치가 워낙 확고하다보니 어쩌면 블로그 서비스가 망할 가능성도 가장 적다고 볼 수도 있다. 네이버는 사용자를 자신의 서비스 안으로 가둬두려는 전략을 구사하는데, 네이버 블로그 역시 그런 전략에 중심에 있다. 따라서 네이버가 망하지 않는 한 네이버 블로그 역시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면에서 그냥 편하게 자신의 글이 온라인 상에 남아있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네이버 블로그가 가장 적절한 선택일 수 있을 것이다.

티스토리 블로그

다음으로는 가입형 블로그 중에서 가장 자유도가 높은 티스토리 블로그를 추천한다. HTML과 CSS를 모두 수정 가능하기 때문에 실력만 있다면 꽤 깊은 수준까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물론 가입형 블로그의 특성상 수정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존재하고, 플러그인도 티스토리에서 제공하는 몇 가지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입형 블로그중 최고의 자유도를 제공하고 동시에 무제한 트래픽을 제공하기 때문에 블로그를 오래한 사람들도 만족스럽게 쓸 수 있을만한 서비스다. 여러 해외 블로그 서비스를 사용해봤지만, 무료로 티스토리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없었다.

앞에서 네이버 블로그의 단점을 언급했었는데, 티스토리는 그 단점을 모두 해결해주는 블로그 서비스다. 복원하는 기능은 사라졌지만, 블로그를 XML 형식으로 백업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되고, SEO도 네이버보다는 훨씬 낫다. 이미지 외부링크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글을 다른 곳에 그대로 퍼가기도 쉽다. RSS도 완벽하게 컨트롤 가능하다. 애드센스와 같은 광고를 달아서 돈을 버는 것까지 가능하다.

다만 자신의 글을 오래 남겨놓는 것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네이버 블로그보다 못할 수도 있다.

다음카카오는 티스토리 말고도 다음 블로그, 플레인과 같은 블로그를 서비스하고 있고, 최근에는 브런치라는 블로그 서비스도 런칭했다. 또한 다음카카오는 최근에 수익이 나지 않는 서비스를 대거 종료시키고 있다. 다음 클라우드나, 다음 캘린더같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서비스도 예외가 없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종료시키는 다음카카오의 행보 때문에 티스토리 서비스 역시 언제 종료가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티스토리에는 백업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XML 파일로 백업을 받아서 티스토리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텍스트큐브에 복원이 가능하다. 워드프레스에도 티스토리 백업 파일을 복원할 수 있는 플러그인이 존재하므로 워드프레스로 복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텍스트큐브나 워드프레스는 모두 설치형 블로그라서 서비스형 블로그만 사용하던 사람이 설치형 블로그를 이용해서 티스토리 데이터를 복원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설치형 블로그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티스토리 데이터를 복원해서 설치형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가입형 워드프레스

가입형 블로그 중에서 또 추천할만한 서비스는 가입형 워드프레스다. 워드프레스에 설치형만 있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가입형 워드프레스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가입형 워드프레스의 가장 큰 장점은 백업과 복구가 모두 가능하고 가장 발전된 블로그 플랫폼인 워드프레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큰 장점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입형 워드프레스를 사용하다가 부족한 부분을 느끼고 다른 블로그로 갈아타려고 할 때, 아주 쉽게 이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설치형 워드프레스로 갈아타는 것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블로그들은 워드프레스 데이터를 이용해서 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쉽게 다른 블로그로 갈아탈 수 있다.5

워드프레스는 현재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가장 많은 개발자들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블로그 플랫폼이다. 따라서 최신의 기술들이 제일 빨리 적용되고, 웹의 변화에 맞춰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블로그의 시대가 저물고 SNS의 시대가 찾아온 지금, SNS와 가장 잘 연동되는 블로그 플랫폼이 워드프레스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단점도 만만찮다. 우선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핵심적인 몇 가지 기능들은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메인을 매핑한다거나, CSS를 수정한다거나, 폰트를 바꾼다거나 하는 기능들이 유로로 제공된다. 또한 용량도 무제한이 아니다. 무료 사용자에게는 3GB의 용량만 제공하며, 이미지 파일만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다른 파일들을 올리기 위해서는 유료로 결제를 해야한다. 그리고 무료 사용자의 블로그에는 워드프레스 광고가 조그많게 표시된다. 그 광고를 제거하는 것도 유료다. 즉, 가입형 워드프레스는 소위 말하는 Freemium 모델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서버가 외국에 있기 때문에 속도가 꽤 느리다는 것도 큰 단점이다. 특히 빠른 인터넷 속도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속도가 느린 것이 더욱 더 큰 단점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도 단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 사이트의 상당수가 설치형 워드프레스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갈수록 워드프레스에 익숙해지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여러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에 오랜 시간동안 글을 남기기 위한 블로그로 가입형 워드프레스는 최상의 선택이다.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처럼 포탈에서 서비스 형식으로 운영하는 블로그 서비스가 아니라, 유료화 모델을 가져서 자생력을 갖춘 서비스라서 망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 현재 워드프레스가 웹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생각하면 더욱 더 그렇다. 그리고 망해도 크게 상관없다. 워드프레스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블로그 플랫폼이라서 워드프레스의 백업 파일을 통한 복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로그 플랫폼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게 안 되면 설치형 워드프레스를 이용해서 글을 복원하면 되니 내 글을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온라인상에 오랜시간동안 글을 남겨놓는 것이 목적인 사람들이라면 가입형 워드프레스가 가장 좋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설치형 워드프레스

물론 설치형 워드프레스 역시 좋은 선택이다. 다만 웹호스팅을 구해서 거기에 워드프레스를 설치하고, 꾸준히 관리를 하는 것이 가능한 사람들에게만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계속 비용이 들고, 가입형 블로그 서비스들과는 달리 웹호스팅 업체들은 영세하기 때문에 웹호스팅 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브도메인(id.xxxx.com)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그 업체가 망해서 다른 호스팅업체로 옮기면 주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메인을 구입해서 연결하는 것이 좋은데 도메인은 1년에 약 1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즉, 1년에 호스팅 비용 1~2만원, 도메인 비용 1만원 정도는 기본적으로 든다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나 다음, 워드프레스에서 관리하는 서버에 비해 웹호스팅 업체의 서버는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서버 문제로 블로그에 접속이 되지 않는 경우도 좀 더 잦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설치형 워드프레스에는 장점이 상당히 많다. 우선 자신의 글을 온전히 자신의 통제하에 둔다는 것은 최고의 장점이다. 누군가의 신고로 자신의 글이 무조건 블라인드 처리되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은 그 억울함을 잊기 힘들다. 또한 워드프레스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수많은 테마와 플러그인이다. 그것은 설치형 워드프레스에서만 온전히 누릴 수 있다. 그래서 경험히 쌓이면 쌓일수록 자신의 블로그를 더 멋지고, 자신에게 딱 맞도록 꾸미는 것이 가능해진다.

설치형 워드프레스는 온라인상에 오랜시간동안 글을 남겨놓는 것이 목적인 사람들에게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으면 곤란하다. 업데이트를 게을리하면 해킹을 당해서 블로그의 데이터를 모조리 잃을 수도 있고, 웹호스팅이나 도메인 비용의 납부를 잊으면 블로그의 접속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물론 트래픽의 관리에도 신경을 써줘야 한다.

만약에 자신이 블로그 관리에 신경을 못 쓸 것 같다면 자동으로 데이터가 백업되도록 설정해두고, 오랜시간동안 관리를 못할 것 같으면, 가입형 워드프레스에 비공개 블로그를 만들어서 그 블로그에 복원을 해놓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자신이 꾸준히 관리를 할 자신이 없다면, 그리고 설치형 워드프레스를 운영하기 위해서 관련 지식을 습득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가입형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Jekyll

마지막으로 개발자나 컴퓨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JekyllGithub Pages를 조합해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추천한다.

원래 Jekyll은 정적 사이트 생성기다. 사이트를 만들려면, 각각의 페이지를 HTML로 작성해야 한다. 문제는 업데이트가 필요할 때다. 업데이트를 하려면 모든 HTML 파일들을 수정해줘야만 한다. 하지만 Jekyll과 같은 정적 사이트 생성기를 이용하면 이 작업이 훨씬 간단해진다. 기본적인 템플릿을 짜놓고, 내용은 마크다운과 같은 간단한 마크업 언어로 작성한다. 그 후, Jekyll을 이용해서 사이트를 빌드해주면 자동으로 템플릿이 입혀진 HTML 파일들이 생성된다. Jekyll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서 블로그와 같은 사이트도 생성해줄 수 있다.

하지만 Jekyll을 이용해서 블로그를 빌드한 후, HTML 파일들을 FTP를 이용해서 웹호스팅 계정에 올리는 작업은 상당히 귀찮다. 글 하나만 수정하려고 해도 사이트 전체를 빌드해야 하는 것도 단점이다. 당연히 Jekyll을 설치한 컴퓨터에서만 글을 올릴 수 있고, 모바일에서는 글을 올릴 수 없다.

그래서 여기에 Github Pages를 조합해서 사용하면 좋다. Github Pages는 Github에서 제공하는 기능으로, Github의 계정에 템플릿 파일과 마크다운 파일을 올리면 자동으로 사이트를 빌드해서 보여준다. 즉, 사용자가 jekyll을 이용해서 사이트를 빌드한 후 HTML 파일을 올릴 필요 없이, 그냥 올리고 싶은 글을 마크다운 형식으로 작성해서 올리기만 하면, 자동으로 블로그에 글이 올라가는 것이다.

JekyllGithub Pages를 조합해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에는 장점이 꽤 많다.

우선 무료다. 가입형 워드프레스처럼 기능에 제한을 두고 있거나 하는 것이 없다. HTML도 CSS도 모두 수정이 가능하고, 도메인 매핑에도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 않는다. git를 이용하기 때문에 버전관리가 지원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이 자신의 컴퓨터와 Github에 모두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백업을 따로 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 또한, HTML과 CSS를 잘 다룬다면 상당한 자유도를 느낄 수 있기도 하다. Jekyll 사용자의 상당수가 개발자라서 최신 기술을 잘 적용한 테마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없는 것은 JekyllGithub Pages를 조합해서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 익혀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마크다운과 같은 마크업 언어로만 글을 작성할 수 있으므로, 미리 그 문법을 익혀야만 한다. 또한 git라는 일반인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것도 익혀야한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을 수정하는 것도 네이버 블로그처럼 쉽게 할 수 없다. 가령 블로그의 폭을 조절하는 간단한 작업도 HTML과 CSS 코드를 직접 수정해야 한다. 그리고, 저장소당 1GB의 용량 제한이 있기 때문에 용량이 큰 이미지는 PicasaFlickr와 같은 곳에 이미지를 올리고, 이미지 링크를 이용해서 블로그에 이미지를 올려야 한다. 댓글 기능을 따로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Disqus와 같은 외부 댓글 서비스를 사용해야 댓글 기능을 쓸 수 있다는 것도 단점이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마크다운이나 git에 익숙하고, HTML과 CSS에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조합을 꼭 추천하고 싶다. 익숙해지만 하면, 웹브라우저로 관리자 화면에 접속해서 웹에디터를 통해 글을 작성하고 올리는 것보다, 자신이 잘 사용하는 텍스트 에디터로 글을 작성해서 간단한 git 명령어로 글을 올리는 것이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JekyllGithub Pages를 조합해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다면 다음 링크를 참조하면 쉽게 블로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맺으며

요즘은 예전과 달리 자신이 쓴 글을 공개할 수 있는 루트가 상당히 많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SNS에 글을 남기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꾸준히 글을 남기기도 한다. 네이버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생기는 블로그에 글을 남기고, 카카오스토리를 통해서 사진과 글을 올린다. Web 2.0 시대가 와서 모든 사람들이 웹에 자신의 의견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 신기하게 생각되었던 것이 벌써 아주 예전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러면서 오히려 내가 쓴 글들이 강물이 흘러가듯 흘러가버려서 나중에는 내가 무슨 글을 썼었는지조차 기억하고 찾기 힘든 시대가 되기도 했다. 트위터에 쓴 글들은 시간이 지나면 증발해 버리듯이 사라지고, 텀블러에는 단편적인 사진들만 남고, 내가 썼던 글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런 때 블로그는 자신의 글을 한 곳으로 모아놓을 수 있는 좋은 도구다. 누군가는 ‘블로그는 죽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이곳저곳에 자신의 글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자신이 통제하기 힘들어진 지금, 블로그가 더욱 더 중요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1~2년의 기록은 그저 그 사람 혼자만의 보물이겠지만, 20년, 30년의 기록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물이 될 수 있다. 이 글을 통해 블로그를 만들고, 그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글을 오랜시간동안 모아놓는 사람들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1. 요즘 블로그 해킹이 잦아져서 해킹때문에 블로그가 폐쇄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해킹으로 따지면 업데이트를 소홀히 한 워드프레스 블로그가 더 해킹될 가능성이 높다. 
  2. 내가 메인 블로그를 선택한 시점에서는 티스토리가 백업, 복구를 지원했다. 하지만 이제는 백업을 지원하지 않는다. 결국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다른 블로그로 옮기려면 네이버 블로그에서 다른 블로그로 옮길 때처럼 글 하나하나를 복사해서 붙여넣고, 이미지를 하나하나 다운받아서 옮기는 수 밖에 없다. 
  3. 사실 검색엔진최적화라고 말은 하지만 구글검색 최적화라고 보는 게 맞다. SEO 열심히 적용해봤자 네이버 검색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4. 네이버 블로거의 영원한 족쇄 저품질 @A2 Devlog‘네이버 블로그의 일방문자수 뻥튀기’ 참조 
  5. 물론 국내 블로그 서비스들은 복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으므로 해당 사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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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댓글 / "내 글을 오래 남기기 위한 블로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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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ens
방문자

칼킨님 블로그 오랜만에 들어오네요 🙂
저는 요새 틈틈히 마크다운이랑 지킬을 써보고 있는데, 의외로 장점이 많더군요
몇년째 쓰고있는 티스토리가 서비스 종료를 하지 않기를 빌지만.. 혹시라도 한다면 기트허브+지킬로 이동할 것 같네요ㅠ

센쇼
방문자

글 잘 읽었습니다. 생각해보게하는 글이네요. 각 플랫폼 비교도 넘 잘해주셨구요.
전 티스토리쓰다가 지금은 설치형 워드프레스 사용중인데 갈아타야하나 순간 고민했네요(팔랑귀).
내가 왜 블로그를 하고있나, 왜 설치형 워프로 갈아탔나 다시 생각해보았답니다.

이화백
방문자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누군가는 ‘블로그는 죽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중략.. 블로그가 더욱 더 중요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는 칼킨님 말씀에 공감 합니다. 오히려 블로그의 형태가 더 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홍정석
방문자

티스토리에서 벗어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
워드프레스 관련 글에 대한 도움 많이 받고 클리앙에서도 도움 주셔서 고맙습니다.

AR
방문자

안녕하세요. 워드프레스로 개인홈페이지를 만든 것은 처음이라 속도가 느려서 고민하다가 이 블로그를 통해서 많은 도움 받았어요. 감사합니다.^^ 즐겨찾기 해 놓고 종종 들를게요.

이카루스
방문자

우리나라에는 본문과 같이 여러개의 블로그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네이버를 제외하고는 언제 서비스가 종료될지 위태위태한 것이 현재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티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는 다음카카오에서는 블로그가 무려 3 ~ 4개가 있다고 하네요..
블로그도 자기가 어떤 형태와 주제를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 선택을 잘 하셔야 할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방문자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도 네이버 블로그를 하다가 많이 답답해서 초기화를 하고 아예 새로운 블로그로 이전하려고 했습니다. 다른 블로그들을 알아보기 위해 많이 찾아다녔는데 이 글이 제일 도움이 되었네요.
마지막 이 문장 ‘1~2년의 기록은 그저 그 사람 혼자만의 보물이겠지만, 20년, 30년의 기록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물이 될 수 있다. 이 글을 통해 블로그를 만들고, 그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글을 오랜시간동안 모아놓는 사람들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 와닿는 글이네요.
어서 빨리 좋은 블로그를 만나야겠어요ㅎㅎ 감사합니다!

라이언
방문자

좋은 의견 잘 읽었습니다. 저는 2007년쯤 텍스트큐브에서 시작해서 워드프레스로 갈아탄지 한 4년 정도 된거 같은데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언급하신것처럼 특정 글이 별 다른 이유도 없이 블록 당한 경우도 있었구요. 설치형은 그 운영 자체가 재미있기도 한 것 같네요.
그럼 수고하세요.

일모리
방문자

Jekyll 과 Github Pages 서비스 조합을 말씀하시니 git 을 모르더래도 포스팅 가능한 방법이 있긴 합니다.
http://ilmol.com/2015/01/Jekyll,Git-을-몰라도-무료-Github-Pages-즐기기.html
물론 요즘 갑자기 과연 github 서비스가 평생갈까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블로그에 댓글다는게 굉장히 오랜만이네요
“생각해보니 내가 간과한 것이 있다. 바로 내 의지다.” 공감하며 갑니다.

치카초파
방문자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별다른 고민없이 네이버블로그를 사용해왔습니다.
사실 링크 스크랩용도로 많이 썼는데요, 최근에 기술 포스팅을 직접 작성해보면서 블로그를 어디로 써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이렇게 자세한 고찰과 장단점을 비교해주신 글을 봐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니 기술블로그로 “Jekyll, Github Pages” 또는 “가입형워드프레스”를 고려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네이버 블로그는 단순한 스크랩으로만 써도 좋을 것 같구요.
IT 분야를 공부하다 보면 당연히 구글링 하는 비중이 압도적인데 네이버 블로그는 한계가 보였고,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는 브런치(brunch.co.kr)는 코드를 보함한 기술 내용을 쓰기에는 조금 불편해보였습니다.
최근에 카카오 에서 공개한 글도 한 몫했습니다. (http://tech.kakao.com/2016/07/07/tech-blog-story/)

작성하신 글을 제 네이버블로그에도 스크랩 하고자 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동방개념지국
방문자

저도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어디로 이전해야 할지 상당히 고민되네요. 워드프레스는 블로그 그 자체로만 쓰기엔 상당이 무거워진 것 같고, Ghost에 가자니 설치형 블로그의 고질병인 비용과 보안 문제가 망설여지고, Github Pages+Jekyll은 정적 페이지를 띄워주는 거라 빠를 줄 알았으나… 서버가 미국에 있어 한국에서 쓰기엔 불편하고 이미지 업로드가 힘들고… 제 개인적으론 Jekyll은 비용지출이 없어 3년 후에 다시 돌아와도 물 흐르듯이 블로깅 재개가 가능하다는 게 맘에 듭니다만, 이미지 업로드가 불편하다는 점(이게 제일 걸립니다. 실제 사용하시는 분들 중 대부분이 신변잡기용으로 사용하시더군요)이 걸리네요… 블로그 하나 운영하기도 참 힘든 것 같습니다.

Peter Bae
방문자
Peter Bae

좋은 글 고맙습니다. 학술적인 글을 올리는데 블로그를 활용해 보고 싶었는데
블로그를 어떻게 개설해야 할지 조금은 감이 잡히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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